이는 덴마크가 ‘에너지정책 비젼 2025’를 통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전체 소비의 최소 30%까지 확대하고, 화석연료 소비를 적극적으로 감축했기 때문이다.
- ▲ 세계 최대 친환경 단열재 제조사인 록울 본사 전경 /이재설 기자 record@chosun.com
그동안 재생에너지 생산과 보급에 힘을 쏟았던 덴마크의 ‘녹색 혁명(Green Revolution)’이 친환경건물 보급과 확대를 통한 ‘제2차 녹색 혁명’에 나섰다. 에너지 소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가정과 빌딩에 친환경을 입히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덴마크빌딩연구소의 미카엘 엔슨 선임연구원은 “친환경 건물을 통해 전체 에너지 소비의 40%를 차지하는 가정의 에너지 소비를 오는 2015년까지 45%나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친환경에서 경쟁력 찾는 록울
지난 16일(현지시각) 덴마크 수도인 코펜하겐에서 차량을 타고 히데후세네(hedehusene) 지역으로 향했다. 이 지역은 에너지 사용량을 대폭줄인 건물과 주택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다. 이동하는 와중에도 일반 가정집뿐만 아니라 자동차 정비소, 병원 등에도 태양열을 활용한 친환경 건물이 눈에 띄었다.
40여분간 이동하니 세계 최대 친환경 단열재 제조사인 록울(rockwool)의 본사가 눈에 들어왔다. 총 3개동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붕에는 태양열 설치가 되어 있고, 각각의 건물에 창문을 최대한 많이 설치한 것이 눈에 띄었다. 1980년대부터 10년마다 1개동씩 세웠다는 게 회사 측 설명. 토마스 노르디 홍보이사는 “이미 30년전부터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의 친환경 건물을 구성해 세워 나갔다”고 말했다.
외관과 달리 건물 내부로 들어가니 평범한 사무실이었다. 일반 사무실과 다른점이 뭐냐고 묻자 토마스 노르디 이사는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각각의 계절에 맞게 자동으로 창문을 조절해 실내 온도를 제어한다”며 “특히 탄소를 별도로 측정해 자동으로 창문을 열고 닫어 쾌적한 사무실 환경을 유지해준다”고 말했다. 자동화로 인해 드는 전력 역시 모두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있어 전기료가 크게 들지 않는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
록울은 휘록암, 석회암 등의 돌과 폐기물 등을 활용해 섭씨 1500도에 녹여 이들 성분을 추출해 만든다. 난방이 잘 될 뿐더러 불에도 강해 화재가 나도 전혀 타지 않는다고 했다. 토마스 노르디 이사는 “창호나 지붕 등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 ▲ 세계 최대 친환경 단열재 제조사인 록울 본사 전경 /이재설 기자 record@chosun.com
◆ 패시브하우스村 활성화
록울 본사에서 차량으로 20여분을 이동하면 경기 김포의 신도시처럼 넓은 들판에 주택단지가 몰려있는 스틴로셰(stenlose) 지역이 나온다. 기존 주택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90%나 줄인 일명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가 집중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곳이다.
영하를 오가는 덴마크 날씨를 뒤로 하고 한 가정집에 들어서니 따뜻한 온기가 추운 몸을 녹였다. 이 곳에 온지 1년이 됐다는 집주인 캘레 크리스찬슨(34)씨는 “내부의 따뜻한 공기는 지력을 통해 모은 에너지를 조절해 활용한 것”이라며 “난방비와 전기료가 전혀 들지 않아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패시브 하우스는 모든 게 친환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친환경 자재물이 모두 적용됐고, 마당에 막대 모양의 환풍기가 설치되어 있어 집안의 나쁜 공기를 배출해준다. 또 빗물을 별도로 모아 세탁과 변기용에 사용해 불필요한 물 사용을 줄인다. 즉 온수와 전기는 태양 에너지를 활용하고, 난방은 지력 에너지로 공급된다.
현재 이 지역에는 약 350여세대가 살고 있다. 인기가 높아 집값도 오르는 추세다. 캘레 크리스찬슨씨는 “약 7억원에 집을 샀는데 에너지 절감 비용을 따져보면 결코 손해보지 않는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750세대까지 단지가 조성될 것이라는 게 이 지역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지역 관계자는 “한 부부가 천식을 앓는 자녀를 데리고 이곳에 이사를 왔는데 건강을 모두 회복한 사례가 있었다”며 “그야말로 이 지역의 패시브 하우스가 공기청정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 ▲ 덴마크 정부와 현지 기업들이 협력해 만든 그린라이트하우스 전경 /이재설 기자 record@chosun.com
◆ 건물 에너지 획기적 감축 나선 덴마크
덴마크는 유럽연합(EU)의 ‘건물에너지성능지짐(EPBD)’를 도입, 오는 2015년까지 약 50%의 건물에너지소비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설계ㆍ준공ㆍ운영 등 건물의 설립 전과정에 건물에너지성능 라벨링을 도입, 에너지 효율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패시브 건물 보급을 위해 건축설계기준도 단계적으로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코펜하겐 노르브로(Norrebro)에 위치한 그린라이트하우스(Green Lighthouse)는 덴마크의 대표적인 친환경 건축물로 꼽힌다. 덴마크 정부와 현지 기업들이 협력해 만든 건물이다. 이산화탄소 발생과 에너지 소비량을 최소화한다는 목표로 지은 이 건물은 태양열이 주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 원통형 외관을 가진 이 건물은 태양의 이동방향을 따라 빛의 방향을 바꿔 태양열을 흡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지붕에 약 76㎡ 규모의 태양전지가 조명, 환기, 냉난방을 위한 열 펌프를 작동시킨다.
건축에 참여한 덴마크 건설업체인 벨룩스(VELUX)의 라스 린드홀름 컨설던트는 “덴마크의 모든 건물이 오는 2020년까지 1㎡당 30.7㎾h(킬로와트시)로 줄여야 하는데 그린라이트하우스는 이미 22㎾h의 소비량을 보여 획기적인 에너지 절감 사례를 보여 주고 있다”고 전했다.
- ▲ 덴마크는 기존 주택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90%나 줄인 일명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를 집중적으로 형성하고 있다. /이재설 기자 record@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