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October 11, 2011

덴마크는 그린하우스 혁명 중

북유럽의 작은 나라 덴마크. 지구 온난화 대책과 에너지 안보를 고려해 화석연료를 줄이고 풍력, 수력 등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생산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로 꼽힌다. 지난 2009년 기준으로 덴마크 전력 생산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7.4%. 2003년 이래 2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풍력이 가장 큰 비중(18.3)을 차지하고 있고, 바이오매스(8.1%)와 바이오가스(0.9%) 등이 뒤를 잇는다. 특히 3%(1990년)에 불과하던 재생에너지 소비 비중이 6배(18%)나 증가했다.

이는 덴마크가 ‘에너지정책 비젼 2025’를 통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전체 소비의 최소 30%까지 확대하고, 화석연료 소비를 적극적으로 감축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친환경 단열재 제조사인 록울 본사 전경 /이재설 기자 record@chosun.com


그동안 재생에너지 생산과 보급에 힘을 쏟았던 덴마크의 ‘녹색 혁명(Green Revolution)’이 친환경건물 보급과 확대를 통한 ‘제2차 녹색 혁명’에 나섰다. 에너지 소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가정과 빌딩에 친환경을 입히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덴마크빌딩연구소의 미카엘 엔슨 선임연구원은 “친환경 건물을 통해 전체 에너지 소비의 40%를 차지하는 가정의 에너지 소비를 오는 2015년까지 45%나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친환경에서 경쟁력 찾는 록울
지난 16일(현지시각) 덴마크 수도인 코펜하겐에서 차량을 타고 히데후세네(hedehusene) 지역으로 향했다. 이 지역은 에너지 사용량을 대폭줄인 건물과 주택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다. 이동하는 와중에도 일반 가정집뿐만 아니라 자동차 정비소, 병원 등에도 태양열을 활용한 친환경 건물이 눈에 띄었다.

40여분간 이동하니 세계 최대 친환경 단열재 제조사인 록울(rockwool)의 본사가 눈에 들어왔다. 총 3개동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붕에는 태양열 설치가 되어 있고, 각각의 건물에 창문을 최대한 많이 설치한 것이 눈에 띄었다. 1980년대부터 10년마다 1개동씩 세웠다는 게 회사 측 설명. 토마스 노르디 홍보이사는 “이미 30년전부터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의 친환경 건물을 구성해 세워 나갔다”고 말했다.

외관과 달리 건물 내부로 들어가니 평범한 사무실이었다. 일반 사무실과 다른점이 뭐냐고 묻자 토마스 노르디 이사는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각각의 계절에 맞게 자동으로 창문을 조절해 실내 온도를 제어한다”며 “특히 탄소를 별도로 측정해 자동으로 창문을 열고 닫어 쾌적한 사무실 환경을 유지해준다”고 말했다. 자동화로 인해 드는 전력 역시 모두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있어 전기료가 크게 들지 않는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

록울은 휘록암, 석회암 등의 돌과 폐기물 등을 활용해 섭씨 1500도에 녹여 이들 성분을 추출해 만든다. 난방이 잘 될 뿐더러 불에도 강해 화재가 나도 전혀 타지 않는다고 했다. 토마스 노르디 이사는 “창호나 지붕 등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친환경 단열재 제조사인 록울 본사 전경 /이재설 기자 record@chosun.com


◆ 패시브하우스村 활성화
록울 본사에서 차량으로 20여분을 이동하면 경기 김포의 신도시처럼 넓은 들판에 주택단지가 몰려있는 스틴로셰(stenlose) 지역이 나온다. 기존 주택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90%나 줄인 일명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가 집중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곳이다.

영하를 오가는 덴마크 날씨를 뒤로 하고 한 가정집에 들어서니 따뜻한 온기가 추운 몸을 녹였다. 이 곳에 온지 1년이 됐다는 집주인 캘레 크리스찬슨(34)씨는 “내부의 따뜻한 공기는 지력을 통해 모은 에너지를 조절해 활용한 것”이라며 “난방비와 전기료가 전혀 들지 않아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패시브 하우스는 모든 게 친환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친환경 자재물이 모두 적용됐고, 마당에 막대 모양의 환풍기가 설치되어 있어 집안의 나쁜 공기를 배출해준다. 또 빗물을 별도로 모아 세탁과 변기용에 사용해 불필요한 물 사용을 줄인다. 즉 온수와 전기는 태양 에너지를 활용하고, 난방은 지력 에너지로 공급된다.

현재 이 지역에는 약 350여세대가 살고 있다. 인기가 높아 집값도 오르는 추세다. 캘레 크리스찬슨씨는 “약 7억원에 집을 샀는데 에너지 절감 비용을 따져보면 결코 손해보지 않는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750세대까지 단지가 조성될 것이라는 게 이 지역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지역 관계자는 “한 부부가 천식을 앓는 자녀를 데리고 이곳에 이사를 왔는데 건강을 모두 회복한 사례가 있었다”며 “그야말로 이 지역의 패시브 하우스가 공기청정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덴마크 정부와 현지 기업들이 협력해 만든 그린라이트하우스 전경 /이재설 기자 record@chosun.com


◆ 건물 에너지 획기적 감축 나선 덴마크
덴마크는 유럽연합(EU)의 ‘건물에너지성능지짐(EPBD)’를 도입, 오는 2015년까지 약 50%의 건물에너지소비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설계ㆍ준공ㆍ운영 등 건물의 설립 전과정에 건물에너지성능 라벨링을 도입, 에너지 효율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패시브 건물 보급을 위해 건축설계기준도 단계적으로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코펜하겐 노르브로(Norrebro)에 위치한 그린라이트하우스(Green Lighthouse)는 덴마크의 대표적인 친환경 건축물로 꼽힌다. 덴마크 정부와 현지 기업들이 협력해 만든 건물이다. 이산화탄소 발생과 에너지 소비량을 최소화한다는 목표로 지은 이 건물은 태양열이 주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 원통형 외관을 가진 이 건물은 태양의 이동방향을 따라 빛의 방향을 바꿔 태양열을 흡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지붕에 약 76㎡ 규모의 태양전지가 조명, 환기, 냉난방을 위한 열 펌프를 작동시킨다.

건축에 참여한 덴마크 건설업체인 벨룩스(VELUX)의 라스 린드홀름 컨설던트는 “덴마크의 모든 건물이 오는 2020년까지 1㎡당 30.7㎾h(킬로와트시)로 줄여야 하는데 그린라이트하우스는 이미 22㎾h의 소비량을 보여 획기적인 에너지 절감 사례를 보여 주고 있다”고 전했다.


덴마크는 기존 주택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90%나 줄인 일명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를 집중적으로 형성하고 있다. /이재설 기자 record@chosun.com

전통 그리고 첨단, 서울의 건축물

문화·레저·디자인 서울 100배 즐기기|2011 SUMMER VACANCE in SEOUL

서울의 건물은 전통과 현대 그리고 미래가 함께 공존한다. 광화문 사거리 인근에는 경복궁, 경희궁, 덕수궁이 위엄 있게 버티고 있는 한편, 지난해 서울시 건축상을 받은 금호아시아나 본관 건물 뒤편에는 LED 갤러리가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 서울 곳곳 보물처럼 숨겨진 특별한 건축물을 만나본다.

서울시 5대 궁궐

조선을 대표하는 정궁, 경복궁 조선 개국 이후 500년을 함께해온 경복궁은 우리나라 대표 정궁이다. 규모와 아름다움에서 다섯 개 고궁 중 으뜸으로 알려졌다. 여러 차례 화재를 당했고, 비어 있던 시간도 많았다. 특히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 건물의 건립으로 본래의 모습을 잃었으나 1996년 총독부 건물이 철거되면서 일부 복구됐다. 가는 길 3호선 경복궁역 5번 출구 관람시간 9시~18시(11~2월에는 17시까지), 입장료 어른 3천원, 학생 1천5백원 문의 02-732-1932
궁궐 안 현대식 건물 속으로, 덕수궁 시청 부근에 자리 잡은 덕수궁은 회사원이나 시민들의 쉼터로 사랑받고 있다. 고종황제의 집무실이었던 석조전이나 미술관 등 현대식 건물을 만날 수 있다. 1996년부터 재현되는 왕궁 수문장 교대 의식은 관광객들을 위한 볼거리다. 가는 길 1호선 시청역 2번 출구, 2호선 시청역 12번 출구 관람시간 9시~21시(월요일 휴관) 입장료 대인 1천원, 소인 5백원 문의 02-771-9949

국내 유일의 궁궐 후원을 품다, 창덕궁 경복궁의 동쪽에 있어 조선시대에는 창경궁과 더불어 동궐이라 불렀다.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는 중요한 고궁이며, 특히 창덕궁 후원은 한국의 유일한 궁궐 후원이라는 점과 한국의 정원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다. 1997년에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북악산의 줄기인 응봉의 산자락 모양에 맞추어 적절하게 궁궐의 기능을 배치했다. 가는 길 1호선 종로3가역 6번 출구, 3호선 종로 3가역 3번 출구 관람시간 9시~18시 30분(4~10월), 9시~17시 30분(11, 3월), 9시~17시(12~2월), 월요일 휴관 입장료 대인 3천원, 소인 1천5백원 문의 02-762-8261 
아픈 역사의 상흔, 경희궁 경희궁은 경복궁, 창경궁과 함께 조선왕조의 3대 궁으로 꼽힐 만큼 큰 궁궐이었으나 일제 강점기에 심하게 훼손되어 현재 남아 있는 건물은 정문이었던 흥화문과 정전이었던 숭정전 그리고 후원의 정자였던 황학정까지 세 채에 불과하다. 그나마 초석과 기단이 남아 있고, 뒤쪽에는 울창한 수림이 잘 보전돼 있어 궁궐의 자취를 잘 간직하고 있는 편이다. 가는 길 5호선 서대문역 4번 출구 관람시간 9시~18시(11월~2월에는 17시까지) 문의 02-724-0123
17세기 건축 양식을 만나다, 창경궁 성종 14년(1483) 세조비 정희왕후, 예종비 안순왕후, 덕종비 소혜왕후 세 분의 대비를 모시기 위해 옛 수강궁터에 창건한 궁이다. 창덕궁과 함께 동권이라는 하나의 궁역을 형성하면서 창덕궁의 모자란 주거 공간을 보충하는 역할을 맡았다. 창경궁의 명정전, 명정문, 홍화문은 17세기 조선시대의 건축양식을 보여준다. 가는 길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 관람시간 9시~18시(동절기는 17시 30분까지) 관람료 대인 3천원, 소인 1천5백원 문의  

[오늘의 세상] 물결치는 세계최대 지붕… 건축사의 명물, 한국서 불 밝히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용상영관 '영화의 전당' 개관]
아이스크림 콘 모양 기둥이 축구장 1.5배 크기 지붕을 허공에 떠있는 듯 받친 형상
3년간 1678억원 들여… 허남식 시장 "꿈의 공장"

축구장보다 큰 거대한 물결 모양 지붕이 아이스크림콘 형태의 작은 기둥 하나에 의지해 구름처럼 떠 있다. 29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서 개관한 부산국제영화제(BIFF) 전용 상영관 '영화의 전당'이다. 이 예술적 건물 하나로 '영화의 도시' 부산은 '건축의 도시' 타이틀에도 도전장을 내밀 수 있게 됐다.

건물은 오스트리아 건축사무소 쿠프 히멜블라우사(社)가 설계했다. 울프 프릭스, 헬뮤트 스위크진스키, 마이클 홀처 등 건축가 세 명이 1968년 만든 사무소로, 사각틀을 벗어난 비정형(非定型) 해체주의 건축으로 유명하다. 대표작으로 독일 뮌헨의 BMW 사옥, 네덜란드 그로닝겐 박물관 등이 있다.


29일 개관한 부산 ‘영화의 전당’의 지붕 ‘빅루프’에 설치된 LED 조명 수만개가 색색의 빛을 발하고 있다. 영화의 전당은 부산국제영화제(BIFF) 전용 상영관으로, 개관식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허남식 부산시장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3만217㎡ 부지에 연면적 5만4335㎡ 규모의 '영화의 전당'은 극장·공연장으로 쓰이는 '시네마운틴', 영화제 사무국 등이 들어선 '비프힐', 세계 최대 지붕인 '빅루프'를 이고 있는 '더블콘' 등 4~9층의 건물 3동과 야외 광장(시네마운틴과 비프힐 사이)으로 이뤄졌다.

겉에서 보면 초대형 지붕 두 개가 눈에 띈다. 그중 3500t 규모의 '빅루프'는 축구장 1.5배(162.53m×60.8m, 9882㎡·2994평) 크기다. 이 지붕을 아이스크림콘 2개를 잇댄 듯한 작은 몸통 '더블콘'이 지탱하고 있다. 출렁이는 물결 모양을 한 지붕 아래 면에는 LED 전구 4만2600개를 붙여 각종 색채 영상을 연출할 수 있도록 했다. 3년여간 1678억원이 들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이날 부산을 찾은 울프 프릭스 쿠프 히멜블라우 대표는 "어디서 보든 느낌과 모습이 다른, 영화 같은 건물이 되도록, 그리고 부산의 역동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했다. 그는 "열려 있는 공간과 닫혀 있는 공간의 조화에서 출발했다"며 "단순한 평면이 아니라 곡선 등 다양한 면으로 구성한 공학 예술의 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부 건축 전문가는 "그들의 대표작인 BMW 사옥 건물과 크기만 다를 뿐 비슷한 형태"라고 지적했다.

개관식엔 이명박 대통령과 허남식 부산시장, 김동호·이용관 전·현 BIFF 집행위원장, 영화인 임권택·안성기·강수연씨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허 시장은 "영화의 전당 시대를 열면서 아시아 영상 중심 도시, BIFF의 세계 3대 영화제 발전 등 새로운 꿈에 도전하고자 한다"며 "부산은 꿈의 산업인 영화·영상을 통해 아시아의 꿈 공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것은 이렇습니다] Q: 칠레 지진 규모는 아이티 지진에 비해 1.8밖에 차이 나지 않는데지진 에너지는 어떻게 500배나 되나?

3월 1일자 조선일보 A5면에서 '칠레 지진은 규모가 8.8로 아이티 지진(7.0)보다 훨씬 컸다. 방출된 에너지로만 보면 아이티의 500배가 넘는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규모는 불과 1.8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 에너지 강도는 500배가 넘는 계산이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합니다.

― 서울 영등포구 독자 이석현씨

A: 지진 규모가 0.2 단위 올라갈 때마다 지진 에너지는 약 두 배씩 강해져진앙에서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 지진 에너지 약화돼


조호진 산업부 과학담당 기자
최근 잇따라 발생한 아이티 지진과 칠레 지진을 두고 외신들은 아이티 지진의 규모를 7, 칠레 지진의 규모를 8.8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지진의 규모가 0.2 단위로 증가할 때 지진의 에너지 규모는 약 2배씩 늘어납니다. 즉 지진 규모 7과 7.2는 숫자 표시로는 0.2에 불과하지만 에너지 규모는 2배 차이 납니다. 에너지 차이가 두 배가 나면 그 피해도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학자들은 예측한 지진 규모가 0.2만 벗어나도 사소한 실수로 여기지 않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계산을 하면 지진 규모 8은 지진 규모 7에 비해서 약 32배 강한 지진을 의미하며 지진 규모 8.8은 규모 7에 비해 약 500배 강한 에너지를 발생시킵니다.

칠레 지진이 아이티 지진보다 약 500배쯤 강했는데도 피해 규모는 오히려 적었던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지진에 의한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결정하는 요소 중 중요한 것은 지진이 발생한 지점인 진앙에서 피해지역까지의 거리입니다.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는 "지진의 강도는 진앙에서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서 약해진다"고 설명합니다. 예컨대 진앙에서 10㎞ 떨어진 곳의 지진 강도가 10이라면 20㎞ 떨어진 지점에서는 지진 강도가 10㎞ 지점에서의 4분의 1 수준인 2.5로 약화됩니다.

이번에도 칠레 지진의 규모는 8.8로 컸지만 진앙에서 피해지역인 콘셉시온까지 115㎞나 떨어져 있어 지표면에서 느끼는 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아이티 지진의 경우는 규모는 7.0<사진>(지난 1월 강진으로 무너진 아이티 대통령궁)으로 지진에너지가 칠레 지진의 500분의 1에 불과하지만 피해지역인 포르토프랭스에서 진앙까지의 거리가 16㎞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강도가 강해 피해가 커진 측면이 있습니다.


지난 1월 강진으로 무너진 아이티 대통령궁.
지진이 지표면을 아래위로 흔드는 형태로 진행되는가, 좌우로 흔드는 형태로 진행되는가도 피해의 크기에 영향을 줍니다. 대체로 지진은 좌우로 흔들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건물의 내진 설계는 주로 횡으로 흔들리는 지진에 대비하도록 돼 있다고 합니다. 오래전 발생했던 어떤 지진의 경우 '지진의 형태가 수평이 아닌 직하 지진이라 피해가 커졌다'는 외신 보도를 본 적이 있는데, 이는 지진의 형태보다는 주로 수평으로 흔들리는 지진에 대비한 내진 설계 때문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삼성물산 문영종 박사는 "동일한 지진 강도에 내진 설비가 없는 건물이 노출될 경우 수직으로 흔들리는 지진보다는 수평으로 흔들리는 지진에 의한 피해가 더 크다"고 설명합니다. 기둥을 아래위로 흔들 때보다 좌우로 흔들 때 건물에 손상을 가하기가 쉬운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이지요.

지진 피해지역 건물이 내진 설계로 지어졌는지, 건축 자재의 부실 여부 등 건축물의 상태도 피해의 크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부산월드비즈니스센터 1차 당선작 나와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에 들어설 ‘부산월드비즈니스센터(WBCB)’ 중 51층 짜리 2개 빌딩의 설계 국제공모 1차 당선작이 나왔다.
부산국제건축문화제는 “WBCB 1단계 설계 국제공모작 중 벤츠박물관을 설계한 ‘UN스튜디오’와 부산고속철역사를 설계한 ‘FOA’ 등 2개사를 1차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UN스튜디오’는 공중으로 치솟는 회오리 바람처럼 생긴 비정형 건물을, ‘FOA’는 현미경으로 본 눈 모양을 본뜬 육각형 형태의 건물을 각각 선보였다.
건축문화제측은 “두 건물 모두 국내에는 없는 형태”라며 “그러나 이들 2개 설계회사가 국내 건축법, 공사시행자인 솔로몬그룹측의 요구 등을 보완해 내놓은 작품을 대상으로 오는 9월중 최종 당선작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WBCB 중 103층짜리 건물에 대한 설계 공모는 현재 진행중으로, 오는 11월21일 심사에 들어가 같은 달 29일 확정할 예정이다.

  • ‘UN스튜디오’의 설계작품. 하늘로 치솟는 회오리 바람 형태를 하고 있다.

[르포] 4000톤 지붕이 '대롱대롱'‥부산 '영화의 전당' 가보니

매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지만, 올해는 정말 환상적이네요. 마치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보는 것 같습니다.”

지난 7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의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현장. 영화제의 주요 행사가 이뤄지는 행사장 건물 앞에 도착하니 수천여명의 인파 중 많은 사람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지면에서 약 30m 위로 축구장보다 더 커 보이는 지붕이 아이스크림 콘 모양의 기둥 한쪽에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지붕은 네모 반듯한 평면이 아니라 좌우 상하로 형식 없이 울룩불룩하게 돌출되거나 패여 있었다. 사람들이 올려다볼 수 있는 지붕 하단에는 4만2000여개의 LED 전구가 부착돼 다양한 방식의 영상이 연출되고 있었다.

이 건물은 오스트리아의 설계사무소 ‘쿱 힘멜브라우’가 설계하고 한진중공업 건설부문이 지난 3년간 신공법을 동원해 완공한 복합문화시설 ‘영화의 전당’이다. 시공금액만 1679억5000만원이 들어간 초대형 프로젝트다.

지난달 29일 개관한 부산 '영화의전당' 야간 전경. 한 쪽으로만 고정된 빅루프(big roof)는 무게가 4000톤이 넘는다.
◆ “여기가 안이야 밖이야?”…해체주의의 ‘마술’
이 건물은 방향에 따라 건물 모양이 달라보여 한 눈에 건물 구조를 파악하기 힘들다. 정작 건물은 영화관과 공연장이 있는 시네마운틴(CINE MOUNTAIN)과 업무시설이 있는 비프힐(BIFF HILL) 정도이고, 전체 부지(3만2137㎡)중 나머지 면적은 시네마운틴과 연결된 스몰루프(SMALL ROOF) 아래의 4000석 규모의 야외상영장, 빅루프(BIG ROOF) 아래의 BIFF광장으로 이뤄져 있다. BIFF광장 위로는 구름다리 모양의 풋 브릿지 램프(FOOT BRIDGE RAMP)가 빅루프에 매달려 있다. 4000톤이 넘는 빅루프의 하중을 견디는 것은 오직 나무 둥치 모양의 더블콘(DOUBLE CONE) 뿐이다.

건물에 들어가도 어디가 안(安)이고 밖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실제 시네마운틴 내부로 들어가도 전면이 커튼 월(유리 재질의 외벽)로 엮여 있고 그 속으로도 건물 구역마다 층고가 다르게 설계돼 있다. 에스컬레이터도 외부에서 탔지만 올라가다 보면 건물 내부로 들어가 있고, 다시 건물 외부의 난간으로 이어진다.

한진중공업 건설부문의 장범택 현장소장은 “오스트리아의 설계 사무소는 기존의 건축적 개념을 파괴하는 해체주의의 형식으로 설계했다”며 “건물과 구조물에 직선과 수평적 측면이 배제되고, 안과 밖의 개념도 모호하게 정해놨기 때문에 시공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 신공법 이용해 4000톤 지붕 ‘번쩍’…“기네스북 등재될 것”
이 건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빅루프다. 길이 163m·폭 62m에 무게가 4000톤이 넘는 구조체가 더블콘에 ‘아무렇게나’ 올려져 있는 모습이다. 거리를 두고 보면 짧고 굵은 나무 둥치에 한쪽으로만 웃자란 나무 같다.

김강태 공무팀장은 “위태위태하게 매달려 있는 것 같지만 한 치 오차도 없이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구조 계산이 된 건물”이라며 “비교적 강풍이라고 볼 수 있는 초속 45m에서도 빅루프가 스스로 상하 1.5m 정도로 움직이면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빅루프를 시공해 더블콘에 붙이는 작업이 ‘영화의전당’ 시공의 하이라이트였다. 이 작업에 신공법 ‘리프트 업(LIFT-UP)’이 쓰였다. 일반적으로 빅루프와 같이 기둥에서 구조체가 수평으로 뻗어나갈 때는 기둥 접합부부터 시공해나가면서 구조체 하단을 철골 구조물로 받쳐 놓는다. 그러나 빅루프 시공 때는 아예 구조체를 지상에서 만들고서 크레인으로 끌어올려 기둥에 붙이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 공법은 일반적인 방법보다 공사기간을 3개월 정도 줄일 수 있지만, 4000톤이 넘는 비정형적인 구조체를 한치에 오차도 없이 들어 올려 기둥에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한진중공업 건설부문과 삼성물산 건설부문 정도가 시공 경험이 있는 정도다. 게다가 이번에 들어올려 붙인 빅루프는 모양이 정형적이지 않은데다 규모 면에서도 세계 최대다. 현재 한진중공업 건설부문은 이 빅루프를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캔틸레버 루프(한쪽만 지지가 되고 다른 쪽 끝은 돌출한 형식의 구조물)로 기네스북에 신청한 상태다.



지난 6일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 야외공연장. 4000석의 규모며 공연장 위쪽으로는 스몰 루프(small roof)가 들어서 있다.
◆ “태풍 오면 부서질 것 같다고요?”…“천만에!”
안전장치 면에서도 세계 최초로 시도된 공법이 적용됐다.

먼저 빅루프는 최대 풍속이 초속 65m 수준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만약 그 이상의 바람이 불게 되면 BIFF광장의 양쪽 모서리 부분에서 28미터 정도의 봉이 솟아오르게 된다. 이 봉은 빅루프의 모서리 양쪽 끝쪽에 붙어 빅루프가 붕괴하는 일이 없도록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이 봉은 바람이 불 때뿐 아니라 지진과 폭설로 빅루프 붕괴 위험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땅속에서 솟아올라 지붕을 떠받친다.

김 팀장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 정도 규모의 캔틸레버 루프를 시도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안전 대책도 새로 고안해야 했다”며 “이상 기후에도 대형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자동 지붕 받침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동사무소가 '예술'이네 화장실이 '작품'이네

  • ◇파주 북시티의 한길사 사옥.
  • 2003년, 건축이 사회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건축가들이 전면에 나서 새로운 개념의 문화 단지를 조성하는가 하면 과거 건축 디자인과는 영 상관 없던 동사무소·초등학교·주차장·고속도로 휴게소도 하나같이 ‘현상설계 공모’를 거친 건축가의 작품으로 속속 탄생하고 있는 것도 건축 바깥 세상에서는 관심거리다.
    건축시장이 극심하게 침체된 상황에서 건축의 사회적, 문화적 성격이나 이를 설계한 건축가에게 대거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사실은 반가운 일이다. 건축 하면 건설 혹은 시공이 전부인 것처럼 여겨지던 인식이 조금씩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견 건축가들의 ‘북 시티’, 신진들의 ‘헤이리

    잘해야 아파트 단지나 들어설 별 특징 없는 땅에 조성되고 있는 파주 출판문화도시(일명 ‘북 시티’), 또 통일동산 근방이라 접근성도 용이하지 않을 터에 문화예술 단지로 조성되는 헤이리 아트밸리는 10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마을 조성사업이다. 이 두 지역의 개발 사례는 건축문화 예술운동으로 평가될 만큼 화제다. 또 민간조합 형태로 사업자들과 건축가들이 공동으로 도시,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 ◇헤이리 아트 밸리의 마을 회관 격인 '커뮤니티 하우스'.
  • 조성룡·민현식·승효상씨 등 서울건축학교 조직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른바 중견 ‘리딩’ 건축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북 시티는 전체 규모가 48만평에 사업비만도 1조원이 드는 프로젝트. 기존 환경을 살려 단지 인프라를 구축하고 다리며 가로등까지 건축가의 디자인으로 꾸며지고 있는 디자인 도시이기도 하다. 250여채의 건물 설계가 완료됐고 보진재와 한길사에 이어 여러 출판사가 입주 대기 중이다.
    ‘산 속에 조성되는 예술촌’이라는 헤이리 아트밸리는 15만평 부지에 카페·갤러리·작업실·영화촬영소·기념관 등의 건물 300여채가 세워진다. 북 시티와 중복 참여하고 있는 건축가들이 더러 있긴 해도 김종규·김준성·민선주·조병수씨 등 비교적 젊은 건축가들이 주도하는 헤이리 아트밸리는 북 시티에 비해 좀더 자유롭고 실험적인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 ◇오래된 정수장 시설을 디자인의 일부로 끌어들인 한강 선유도 공원.
  • 북 시티가 장방형의 비교적 평평한 대지에 조성되는 반면 헤이리는 집중형의 구릉지에 조성되고 있어 지형상의 독특한 분위기가 젊은 건축과 신선하게 어우러지고 있다. 북 시티와 헤이리는 외국 건축가들도 협력자로 참여하고 있고, 건축가들이 모든 과정을 조정하는 코디네이터를 맡았다는 점에서도 한국 건축계에 하나의 전범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건축미 자랑하는 동사무소·고속도로휴게소·공원

    과거에는 건축적 관심 밖에 있던 동사무소도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김인철씨가 설계한 서울 행당1동 사무소는 ‘펼쳐지는 집’이라는 별명이 붙여진 개방적이고 조형성 강한 건물로 건축가협회상을 받았다.

    젊은 건축가들이 강원도 철암의 폐광촌을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재생시키기 위해 나선 것이나 금산인삼랜드 휴게소(이충기 설계) 등 이용자 중심의 공간구성과 환경친화적 배치가 돋보이는 고속도로 휴게소가 속속 등장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건축이 지닌 사회성, 공공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축가와 조경가의 합작(조성룡·정영선)으로 한강의 선유도가 정수장에서 멋진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 것도 마찬가지의 경우다.
  • ◇금산 인삼랜드 휴게소 내 화장실.
  • 건축 디자인 붐

    요즘 들어 ‘건축 디자인 열풍’이라 할 정도로 건축이 세간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변화 때문이다. 이제 과거 개발 드라이브로 일관됐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건축이 삶의 문화를 담는 그릇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중이다. 또 눈이 높아진 대중은 또 일상 속 디자인에 엄청난 갈증을 느끼고 있으며 건축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추세 속에서 요즘은 건축가들끼리 디자인을 겨뤄 설계안을 정하는 건축 설계경기가 보편화되고 있다.

    이미 공공시설은 대부분 이 방식을 쓰고 있고, 동네 노인정에서부터 해인사 신행(信行) 문화도량과 김대건 신부 기념관, 백남준미술관에 이르기까지 공모전이 쉴 새 없이 열리고 있다. 건축설계경기는 투명성, 공정성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건축가들의 자유로운 참여 속에 일종의 건축 축제처럼 치러질 수 있어야 하며, 디자인을 실험하는 장으로, 설계의 질을 높이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외국 건축가 전성시대?

    외국 건축가들의 국내 진출 역시 건축 디자인 붐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 초고층 건물들은 모두 외국건축가가 설계를 했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건축의 서세동점(西勢東漸)은 서구 건축가들의 아시아 진입이 활발해진 1990년대부터 본격 전개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스위스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서울 강남의 교보타워가 완공되었고, 네덜란드의 렘 콜하스가 서울대 미술관을,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 등이 삼성의 고급 아파트를 설계하고 있다.

    특히 이 세 건축가들은 삼성이 한남동에 조성하는 복지타운에 미술관이며 박물관, 커뮤니티 시설 등의 설계를 맡아 몇 년째 작업 중이다. 대기업들이 스타급 건축가를 선호하는 가운데 한 건설회사는 ‘세기의 산업 디자이너’라는 필립 스탁에게 인테리어를 맡겼다며 홍보하고 있다.

    이런 양상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약에 따른 시장개방과 함께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외국 건축가든 국내 건축가든 간에 우리 시대, 우리 땅에 걸맞은 집을 짓는 일에 주목해야 할 것이며, 우리집·우리동네·우리도시에 대한 관심이야말로 건축 디자인 붐을 맞은 우리 사회의 과제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