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일본 대지진 및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난 이후 부동산 업계에서는 일본인들의 이른바 ‘부산 러쉬’에 대한 소문이 퍼졌다. 자연재해에 대한 불안감으로 부산의 신규 아파트나 고급 주상복합, 오피스텔에 일본인 수요가 몰린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최근까지 원화에 대한 엔화가치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일본인들이 현금을 싸들고 온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최근 부산 센텀시티에서 분양했던 ‘더샵 아델리스’, ‘WBC더팰리스’ 등의 고급형 오피스텔 분양 관계자들도 인터뷰를 통해 10억원을 호가하는 고급형 주상복합·오피스텔에 일본인들이 예년보다 많이 계약했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부산 용당세관을 통해 들어오는 올 상반기 이사건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정작 주택을 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일본인이 부산시의 부동산 자산을 취득한 건수는 단 4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2분기에도 취득 건수는 4건이었다. 현재 일본인이 부산시 내 보유한 부동산 건수는 총 157건으로 지난해 1분기부터 현재까지 각 분기당 154~159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액은 총 2993억원 수준이다.
부산시청 토지정보과 관계자는 “일본인들이 부산 아파트·오피스텔·주상복합을 다수 사들인다는 소문이 많은 것 같다”며 “수치상 나와있는 것 처럼 큰 변화는 없기 때문에 그저 소문이거나, 일본인들이 문의만 많이 했지 사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곳저곳에서 일본인들의 부동산 취득·처분 현황을 묻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일본만 따로 자료를 만들어 놓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또 부산 남구 용당동에 용당세관을 통해 일본에서 넘어오는 이사 물건들은 대부분 부산 수요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일본에서 부산으로 이사 오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용당세관 관계자는 “일본과 가까운 세관이 용당이기 때문에 넘어오는 이사 물량이 많지만, 그 이사 물건이 부산에 남아 있는 경우는 별로 없다”며 “오히려 내부 조사에 따르면 용당세관으로 넘어온 이사 물건은 서울·경기로 대부분 올라간다”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도 일본인의 ‘부산러쉬’에 대해 의문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인이 찾아와 묻는 경우보다 일본인이 그렇게 많이 찾아오느냐고 묻는 수도권 사람들의 전화가 훨씬 많다는 푸념도 섞여 나왔다.
부산 해운대구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일본인 수요가)아예 없진 않지만, 한 달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라며 “설사 문의가 많다 해도 이미 해운대의 집값은 오를 데로 올라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 사장은 “최근 부산에서 신규 분양이 많은데 분양 업체들이 일본인들이 몰려와 매입한다는 소문을 일부러 내 주택 품질이 높고 인기가 좋은 것처럼 포장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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